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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야기

식품 산업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 푸드마일의 중요성

by idea-4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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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론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식품이 배출하는 탄소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농산물의 재배와 가공은 물론,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유통과정까지 모두 탄소배출의 원인이 된다. 특히 ‘푸드마일(food miles)’이라는 개념은 식품이 이동한 거리만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수치화하며, 식품 산업의 기후영향을 진단하는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푸드마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통 구조 개선과 로컬푸드 선택 등 실천 가능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식품 산업의 탄소배출 구조와 푸드마일의 역할을 분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 방안을 살펴본다.

 

 

식품 산업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 푸드마일의 중요성

 

 

1. 푸드마일이란 무엇인가 – 식품 유통과 탄소의 상관관계

푸드마일(Food Miles)은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에 도달하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의미한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영국에서 처음 제기되었으며, 식품의 이동 거리가 길수록 운송 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는 환경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즉, 푸드마일은 단순한 유통 경로의 길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 유통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정량화하는 지표로 기능한다.

 

현대 식품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열대 과일, 외국산 고기, 수입 곡물 등 다양한 식품이 항공기, 선박, 냉장 트럭 등을 통해 전 세계를 오가며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수송수단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특히 항공 운송은 단위 무게당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다. 예를 들어, 지역 내에서 생산된 사과와 뉴질랜드산 수입 사과는 유통 거리 차이만큼 탄소 배출량이 수 배에서 수십 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식품의 유통 구조에서 탄소 배출이 집중되는 지점은 단지 거리뿐만이 아니다. 냉장·냉동 상태 유지, 복합 물류 경로, 과도한 포장재 사용 역시 탄소배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냉장 유통을 유지하기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은 에너지 소비가 매우 크며, 플라스틱 포장재는 생산과 폐기 모두에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푸드마일은 단순히 '킬로미터 수'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운송 수단의 에너지 효율, 경로 복잡성, 보관 방식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푸드마일의 개념은 탄소중립을 위한 소비자 행동 지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은 푸드마일을 줄이는 대표적인 실천 방식이다. 제철 식재료 사용, 직거래 장터 활성화, 지역농산물 구매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최근에는 일부 유통업체와 플랫폼 기업이 상품별 푸드마일과 탄소배출량을 표시하는 ‘탄소라벨링(carbon labeling)’ 시스템을 도입하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푸드마일은 기업의 ESG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유통 단계에서의 탄소 감축은 공급망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평가되며, 다국적 식품기업이나 유통 대기업들도 자사 제품의 평균 푸드마일을 줄이기 위한 공급망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 회계 기준(Scope 3) 관리에서 푸드마일은 비용 절감과 함께 기후 리스크를 낮추는 전략 수단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푸드마일은 단순한 물리적 거리 측정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탄소중립 시대의 먹거리 생산과 소비 구조를 재편성하기 위한 핵심 척도이며, 식품 산업 전반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소비자, 유통업체, 생산자 모두가 푸드마일의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할 때, 식품 산업은 진정한 지속 가능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

 

 

 

2. 식품 산업에서 탄소발자국이 많이 발생하는 지점

식품이 생산되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수많은 단계가 존재하며, 이 과정 전반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식품 산업은 글로벌 전체 탄소 배출의 약 25~30%를 차지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은 생산·가공·운송·보관·유통·소비라는 연쇄적인 시스템 안에서 발생한다. 각 단계별 탄소배출 특성을 분석하면, 푸드마일의 감축 여지를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농업과 축산업 생산 단계에서 탄소배출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의 제조·사용, 농기계 운행, 물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이 많고, 특히 소, 양 등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배출은 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한다. 또한 농지 개간이나 벌목에 의한 탄소흡수원 감소 역시 환경적 손실을 가중시킨다.

 

둘째, 식품 가공 과정에서도 상당한 에너지 소비가 이루어진다. 원재료를 세척·절단·가열·냉동·포장하는 일련의 가공 절차는 전기와 가스 사용량이 높으며, 설비 유지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특히 고도의 가공식품은 재료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투입이 반복되어 탄소배출 밀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셋째, 저장과 운송 과정은 푸드마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점이다. 수입 식품은 대부분 수천 킬로미터를 선박·항공·트럭 등으로 이동하며, 이때 발생하는 탄소량은 식품의 종류, 보관 방식, 유통 거리 등에 따라 수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콜드체인(냉장·냉동 운송)은 전력 소모가 매우 크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가 탄소배출의 주된 원인이 된다.

 

넷째, 유통과 진열 단계에서도 간접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유통센터와 대형마트는 상시 냉방·냉장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며, 과도한 조명과 냉난방, 포장재 사용도 환경 부담을 키운다. 이 외에도 대형 유통망에서는 수요 예측 오류로 인한 폐기율 증가가 심각한 문제이며, 폐기되는 식품은 매립 또는 소각 과정에서 추가적인 온실가스를 유발한다.

 

다섯째, 최종 소비와 폐기 단계에서도 주목할 요소가 많다. 식품을 조리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포장 폐기물 처리, 남은 음식의 잔반 처리 등은 모두 소비자 단계에서의 탄소배출 요인이다. 특히 외식 산업과 배달 플랫폼의 확산은 일회용품 사용 증가, 배달 차량 운행, 과도한 포장재 소비로 인해 환경적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여섯째, 최근 문제가 되는 과포장 트렌드와 고급화된 유통 시스템도 탄소발자국 증가의 원인이다. 플라스틱 트레이, 개별 포장, 이중 포장 등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대신, 포장재 생산과 폐기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또한 소비자의 고급 식품 선호 트렌드는 수입 식재료 의존도를 높이며, 푸드마일을 더욱 증가시키는 구조로 연결된다.

 

이처럼 식품 산업은 생산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공급망 속에서 연속적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단계만의 개선으로는 의미 있는 감축이 어렵고, 전 과정에 걸친 다층적 접근과 구조 개편이 요구된다. 특히 푸드마일은 운송과 저장에 집중된 탄소배출 문제를 직접적으로 겨냥할 수 있는 지표이기에, 이를 기준으로 공급망을 재설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3. 푸드마일을 줄이는 실천 전략 – 기업과 소비자의 역할

푸드마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단순한 유통 거리 축소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식품의 생산, 선택, 유통, 소비 전 과정을 재구성하고, 각 참여 주체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특히 식품 기업과 소비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실천 가능한 전략을 도입할 때, 식품 산업의 탄소발자국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첫째, 식품 기업은 공급망 구조 자체를 로컬 중심으로 재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대규모 물류 허브와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대량 유통 중심의 체계를 구축했지만, 탄소중립 시대에는 지역 생산-지역 소비(Local Production for Local Consumption) 모델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은 지역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운송 거리 단축 및 신선도 향상이라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제철 식재료 활용 확대는 대표적인 탄소 감축 전략이다. 하우스 재배나 수입 농산물은 에너지 투입량이 많고, 푸드마일도 길다. 반면, 제철 식재료는 기후 환경에 맞춰 자연스럽게 생산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와 유통 거리가 최소화된다. 기업은 이러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이나 메뉴를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함께 도입할 수 있다.

 

셋째, 포장재 개선과 친환경 물류 시스템 구축도 핵심 전략이다. 식품 기업은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을 줄이고, 생분해성 소재나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도입함으로써 포장 단계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전기 화물차 도입, 다중 배송 경로 최적화, 배송 빈도 조절 등 물류 단계의 효율화도 중요하다. 일부 유통기업은 이미 탄소 절감형 배송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넷째, 탄소라벨링(Carbon Labeling) 도입은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효과적인 도구이다. 식품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전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을 표시함으로써, 소비자가 제품 선택 시 기후 영향을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는 동시에, 기업이 감축 실적을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소비자 역시 푸드마일을 줄이는 데 중요한 주체다. 지역 농산물 이용, 직거래 장터 이용, 친환경 매장 방문, 포장 없는 장보기 등은 소비자가 직접 실행 가능한 실천 방안이다. 특히 소비자의 선택은 곧 시장 수요로 반영되기 때문에, 기업의 제품 전략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 로컬푸드와 저탄소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는 공급망 전체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여섯째,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와 함께하는 탄소 감축도 푸드마일 전략과 연결된다. 유통 단계에서 폐기되는 식품은 그대로 이산화탄소로 전환되며, 폐기까지의 모든 유통 경로에서 발생한 탄소가 낭비되는 셈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 유통기한 표시 개선, 소량 구매 문화 확산, 냉장고 비우기 캠페인 등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푸드마일을 줄이기 위한 전략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의 책임 있는 참여를 필요로 한다. 식품 기업은 공급망을 재설계하고, 감축 목표를 명확히 세워야 하며, 소비자는 더 나은 선택과 일상 속 실천을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 두 축이 맞물릴 때, 식품 산업은 탄소 감축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결    론 

푸드마일은 단순히 식품이 이동한 거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식품 생산과 소비 사이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의 총합을 가늠하는 중요한 환경지표이며, 식품 산업이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핵심 개념이다. 푸드마일이 길어질수록 에너지 소비는 늘어나고, 탄소발자국은 커지며, 이는 기후변화에 직결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지표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구성하고, 유통 방식과 소비 행태를 개선하는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식품 기업은 푸드마일을 줄이기 위해 로컬 공급망 구축, 제철 식재료 활용, 친환경 물류 인프라 도입, 탄소라벨링 시스템 확대와 같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서, 브랜드 신뢰도 강화와 ESG 경영의 실질적 실행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소비자는 로컬푸드, 저탄소 제품, 포장 간소화 제품 등을 선택함으로써 직접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특히 선택의 기준이 바뀔 때, 시장은 변화하고, 기업은 그에 맞는 공급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또한 푸드마일 감축은 식품 산업의 구조 자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전체의 책임이자 생존 전략이다. 운송 거리뿐 아니라, 생산 방식, 유통 경로, 소비 패턴, 폐기물 관리까지 포괄적으로 개선할 때 비로소 탄소발자국의 실질적 감축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푸드마일은 식품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탄소 절감의 실천 도구이자, 녹색 전환의 촉진제로 기능해야 한다.

 

앞으로의 식탁은 맛과 가격만이 아니라 환경적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구조로 진화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먹거리 하나를 고를 때도 지구를 생각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푸드마일에 대한 인식 전환은 그 출발점이며,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식품 산업 전체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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