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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야기

기업 담당자를 위한 VCM 가이드 (탄소중립 대응 전략)

by idea-4 2025.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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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탄소중립은 이제 글로벌 대기업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중소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투자자와 소비자, 규제 당국의 요구에 따라 기업이라면 누구나 기후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자발적 탄소시장(VCM)은 법적 의무와 관계없이 기업이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ESG 경영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VCM의 개념부터, 실무자가 실제 전략을 수립하고 적용하는 단계별 방법, 그리고 최신 트렌드까지 한눈에 정리해 드립니다.

 

 

기업 담당자를 위한 VCM 가이드 (탄소중립 대응 전략)
탄소 발생

 

 

VCM이란 무엇이고, 왜 기업이 주목해야 하는가

VCM은 자발적 탄소시장(Voluntary Carbon Market)의 약자로, 법적 의무가 없는 기업이나 단체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상쇄한 실적을 거래하는 시장을 의미합니다. 규제 중심의 배출권 거래제(ETS)와 달리, VCM은 시장 참여자의 자발적인 책임감, ESG 전략, 투자자 신뢰 확보 등을 목적으로 형성된 시장입니다.

VCM에서 거래되는 탄소 크레딧은 보통 1톤의 이산화탄소(CO₂e)를 줄이거나 흡수한 실적을 인증받아 발행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실제 감축이 어려운 영역의 배출을 크레딧 구매로 상쇄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 내부의 직접 감축(Scope 1, 2)이 제한적인 경우, 간접 배출(Scope 3)이나 기타 외부 감축 수단을 통해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이 됩니다.

최근 글로벌 브랜드와 IT 대기업, 금융기관 등은 VC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Microsoft, Google, Nestlé, Salesforce 등은 자체 감축 계획 외에도 고품질 크레딧을 구매하거나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해 탄소중립 목표를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ESG 평가, 지속가능 보고서 작성, 투자자 공개 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기업의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기업이 VCM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 시장의 기후요구 대응에 있습니다. 유럽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이나 미국의 투자기관 ESG 평가 기준은 비규제 기업에도 실질적인 기후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VCM은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전략적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VCM은 고품질 탄소 감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경로로도 기능합니다. 산림 복원, 블루카본, 재생에너지, 폐기물 관리, 토양 탄소 저장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국제 인증기관(Verra, Gold Standard 등)을 통해 등록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실질적 감축 효과를 얻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 창출도 함께 실현할 수 있습니다.

VCM에 참여할 때는 인증기관의 신뢰도와 프로젝트의 환경적 추가성, 영속성, 부정방지 여부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이는 다음 단계에서 기업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요소들로 이어집니다.

 

 

 

VCM 활용을 위한 기업 내 전략 수립 절차

기업이 자발적 탄소시장(VCM)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감축 목표 설정에서부터 크레딧 확보와 외부 커뮤니케이션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단순히 크레딧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내부 탄소 관리 시스템과 연계된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탄소배출량의 정확한 산정입니다. 이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배출하고 있는 온실가스를 Scope 1(직접 배출), Scope 2(간접 에너지 사용), Scope 3(공급망·유통 등 기타 간접 배출)으로 구분해 계량화하는 과정입니다. 이 데이터는 감축 목표 설정의 기반이 되며, 국제 보고 기준(GHG Protocol, ISO 14064 등)과 일치해야 향후 보고서와 공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산정된 배출량을 기반으로 실현 가능한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효율적인 에너지 설비 교체, 친환경 공정 도입, 재생에너지 사용 전환 등의 내부 직접 감축 수단이 포함되며, 이로도 줄이기 어려운 배출량은 VCM을 통해 상쇄하는 전략을 수립합니다. 이때 상쇄 범위는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전체 감축 전략의 보완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음 단계는 탄소 크레딧 확보 방식에 대한 선택입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국제 인증기관(Verra, Gold Standard, ACR 등)에서 인증된 고품질 크레딧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기업이 직접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파트너사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 감축 실적을 확보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브랜드 가치 제고나 지역사회 기여 등 부가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서는 VCM 활용을 위한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감축 실적과 크레딧 보유 현황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ESG 데이터 시스템, 지속가능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 또는 TCFD·CDP 공시에 반영할 수 있는 내부 검토 체계가 있어야 하며, 재무팀·전략팀·CSR팀 등 관련 부서 간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VCM 전략은 외부 커뮤니케이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크레딧 구매 사실과 프로젝트 참여 내역, 상쇄 범위 등을 과장 없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검증 가능한 수치와 인증 문서를 통해 신뢰도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그린워싱’ 우려를 차단하고, 오히려 브랜드 신뢰를 높이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VCM 전략을 단기 대응 수단이 아닌 장기적 ESG 전략의 일부로 통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탄소중립 로드맵, 중장기 기후 재무 전략, 투자자 대응 체계와 연결되도록 설계함으로써, 일회성 대응이 아닌 기업의 기후경영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절차는 모든 기업이 반드시 동일하게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점점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VCM을 내부 경영 시스템에 통합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및 공급망 기업들도 이 구조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추세입니다.

 

 

 

VCM 실무 적용 시 유의할 점과 최신 트렌드

기업이 VCM을 실무에 도입할 때는 단순히 크레딧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서,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와 크레딧이 등장하고 있어, 실무자는 품질 기준과 최신 기술 동향을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품질 크레딧의 식별입니다. VCM은 규제 기반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내에 크레딧 품질의 편차가 존재합니다. 기업이 확보하는 크레딧이 실제 탄소 감축에 기여했는지를 판단하려면, 해당 프로젝트가 갖추고 있어야 할 세 가지 핵심 요건을 검토해야 합니다. 첫째, 추가성(additionality): 해당 감축 활동이 크레딧 없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둘째, 영속성(permanence): 감축 효과가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셋째, 부정방지(no double counting): 동일한 감축 실적이 이중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관리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신뢰할 수 있는 인증기관을 통해 발급된 크레딧만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Verra, Gold Standard, American Carbon Registry, Climate Action Reserve 등이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위치, 기술 방식, 사회적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및 구매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실무자는 또한 VCM 시장의 기술 트렌드를 주시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MRV(DMRV, 측정·보고·검증)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인공지능(AI), 위성 데이터, 드론, IoT 센서를 활용해 감축 실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프로젝트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검증 정확성을 높일 뿐 아니라, 거래 투명성도 향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의 탄소 크레딧 플랫폼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Toucan Protocol, KlimaDAO, Xpansiv 등은 크레딧의 디지털 토큰화와 탈중앙화 거래를 가능하게 하며, 크레딧의 진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기술은 특히 젊은 세대 소비자와 ESG 투자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주는 수단으로도 활용됩니다.

VCM 실무에서는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바로 ‘그린워싱’ 우려 방지입니다. 실제 감축 효과가 부족하거나, 불확실한 프로젝트에 대해 크레딧을 과도하게 구매한 뒤 이를 ESG 홍보에 활용할 경우, 오히려 기업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크레딧 구매 내역, 상쇄 범위, 검증 정보 등을 명확히 공개하고, 감축 우선(Reduction First) 원칙에 따라 내부 감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지막으로, VCM은 단순한 기후 대응 수단을 넘어 기업의 ESG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탄소 감축 노력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신뢰 있게 전달하려면, 인증된 감축 활동과 상쇄 전략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중심의 보고가 필수입니다. 이는 지속가능보고서, TCFD 공시, CDP 응답서 등에서 점점 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고 있으며, 투자자와 고객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VCM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시장 기준의 강화, 국제 협력 구조의 확대 속에서 실무자는 단순한 ‘구매자’가 아닌, 기후전략 담당자로서 VCM을 전략적 자산으로 관리해야 할 책임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습니다.

 

 

 

결론  VCM은 비용이 아닌 전략입니다

VCM은 단순한 탄소 상쇄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ESG 전략 실행을 위한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규제 외부에 있는 기업일수록 자발적 시장을 통해 책임 있는 기후행동을 증명하고, 투자자와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고품질 크레딧의 선택, 투명한 정보 공개, 디지털 기술의 활용은 실무자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이제 VCM은 ‘비용’이 아닌 브랜드, 리스크, 자본 흐름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적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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