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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야기

블록체인 기반 탄소 크레딧 거래의 미래

by idea-4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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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탄소 크레딧 시장은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이지만, 거래 투명성과 신뢰성 부족, 이중계산, 크레딧 품질 논란 등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전환 기반의 신뢰 시장을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크레딧 발행부터 거래, 추적,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 변조 불가능한 디지털 이력을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은 탄소시장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재구성할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탄소 크레딧 시장이 왜 블록체인을 필요로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를 정리해봅니다.  

 

 

블록체인 기반 탄소 크레딧 거래의 미래
블록체인

 

탄소 크레딧 시장의 구조와 한계: 왜 블록체인이 필요한가

탄소 크레딧 시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규제형(Compliance)과 자발적(Voluntary) 시장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규제형 시장은 정부가 설정한 배출 허용량 기반의 배출권(Allowance)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자발적 시장은 기업이나 단체가 자율적으로 감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크레딧을 거래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자발적 탄소시장(VCM)은 ESG 경영과 넷제로 달성을 위한 도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소 크레딧 시장은 구조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는 시장 전반의 신뢰성과 투명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거래 이력의 불투명성입니다. 크레딧이 어떤 프로젝트로부터 발행되었고, 어떤 경로를 거쳐 어떤 주체에게 판매되었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이중 계산(double counting)의 위험도 상존합니다. 예를 들어 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감축 실적이 동시에 여러 기관에 보고되거나, 판매와 사용, 폐기의 흐름이 불분명해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합니다.

또한, 크레딧의 발행부터 폐기까지 수작업 또는 오프라인 중심의 시스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거래 속도가 느리고, 검증 비용이 높으며, 사후 모니터링이 제한적인 것도 문제입니다. 이는 크레딧 자체의 품질은 물론 시장 내 전반적인 유동성과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크레딧 등록과 거래가 전산화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분산된 인증 기관과 중개자를 통해 수동으로 이루어져 비효율성이 상당히 큽니다.

이처럼 크레딧의 신뢰성과 투명성, 유통 이력에 대한 실시간 확인의 필요성, 그리고 시장 구조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등장한 해결책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입니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내역을 분산된 장부에 기록하고, 수정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된 기술로, 기존 탄소시장 구조의 불투명성·이중계산·거래 추적 불가라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탄소 크레딧은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되어 거래되고, 발행자·소유자·이전 이력·폐기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며 공개적으로 검증 가능합니다. 예컨대, 한 기업이 크레딧을 구매해 상쇄에 사용하면, 해당 크레딧은 ‘소각(burn)’ 상태로 처리되어 다시 거래되지 못하도록 차단됩니다. 이 구조는 이중계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거래의 신뢰도를 극대화하는 핵심 메커니즘이 됩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거래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거래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어, 중개자 없이도 거래 성사, 검증, 폐기까지 실시간 처리 가능합니다. 이는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효율적인 탄소시장 운영을 가능하게 하며, 특히 소규모 프로젝트나 개발도상국의 크레딧도 글로벌 시장에서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탄소 크레딧 시장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추적 가능성, 자동화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다음 소제목에서는 이 기술이 실제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주요 프로젝트 사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탄소 거래 플랫폼의 작동 원리와 사례

블록체인 기반 탄소 크레딧 거래 플랫폼은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크레딧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이들 플랫폼은 크레딧의 발행부터 거래, 추적, 폐기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블록체인 상에 실시간 기록함으로써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크레딧을 디지털 자산(토큰)으로 전환하고,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자동화된 거래를 구현하는 방식은 시장 구조에 큰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메커니즘은 탄소 크레딧의 토큰화(tokenization)입니다. 실제로 인증기관(예: Verra, Gold Standard)으로부터 발행된 크레딧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변환하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등록하면, 해당 크레딧은 고유 식별값을 가지게 되며, 이후의 모든 거래 내역이 추적 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이때, 플랫폼은 크레딧의 진위 여부를 인증하고, 토큰이 ‘상쇄(offstet)’될 경우 자동으로 폐기 처리(burn)되도록 설계되어 이중계산이나 중복 사용을 원천 차단합니다.

대표적인 플랫폼 사례로는 Toucan Protocol, KlimaDAO, Flowcarbon, C3 (Carbonmark) 등이 있습니다.

  • Toucan Protocol은 Verra 기반의 탄소 크레딧을 온체인으로 전환하는 프로토콜로, 인증된 오프체인 크레딧을 TCO2라는 토큰 형태로 변환해 유동화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해당 토큰을 자유롭게 거래하거나 상쇄에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즉시 블록체인 상에 영구 기록됩니다.
  • KlimaDAO는 탄소 크레딧 유통을 위한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으로, Toucan에서 발행된 토큰을 담보로 활용해 자체 통화인 KLIMA 토큰을 운영합니다. 사용자는 KLIMA를 통해 크레딧을 구매하거나 예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는 기후행동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 Flowcarbon은 유명 벤처투자사들의 지원을 받은 미국 기반 프로젝트로, 탄소 크레딧을 NFT로 전환해 거래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NFT는 특정 프로젝트의 감축 실적을 나타내며, 투자자 또는 기업은 이를 실물 크레딧처럼 보유하거나 상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C3(Carbonmark)는 블록체인 기반의 탄소 크레딧 거래소로, 사용자 간 직접 거래(P2P)를 가능하게 하고 가격의 실시간 공개를 통해 시장 투명성을 제고합니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 계약 기반으로 거래 자동화, 즉시 정산, 소각 기록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1. 추적 가능성: 크레딧의 발행자, 보유자, 사용 이력, 폐기 여부까지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
  2. 불변성: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해 크레딧의 진위와 이력을 보장
  3. 자동화: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래 승인, 전송, 소각 등의 과정을 중개자 없이 자동으로 처리
  4. 유동성 확보: 디지털 자산화된 크레딧은 탈중앙 거래소에서 쉽게 거래 가능, 특히 소액 거래나 개인 참여가 확대됨
  5. 글로벌 접근성: 국가나 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참여 가능한 개방형 구조

이처럼 블록체인 기반 탄소 거래 플랫폼은 신뢰 기반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ESG 중심의 기업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크레딧을 확보하고, 그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시함으로써 투자자·소비자와의 신뢰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점이 핵심 장점으로 부각됩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제 인증기관이나 규제 기관과의 정합성, 법적 지위, 회계 기준 등 일부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어, 향후 이들 플랫폼이 공식 시장과 어떻게 통합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 탄소시장 생태계의 확장성과 정책적 과제

블록체인 기반 탄소 크레딧 거래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탄소시장 생태계 전체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수동적·폐쇄형 구조를 넘어서, 실시간 정산과 자동화된 거래, 글로벌 참여자 연결이 가능한 개방형 디지털 생태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탄소 크레딧은 ‘보고의 수단’에서 ‘금융 자산’으로 그 지위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경제 질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우선 블록체인 기반 탄소 크레딧은 다양한 금융 상품과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자산화된 크레딧은 암호화폐·NFT·탈중앙화 금융(DeFi) 등과 연계되며, 크레딧 자체가 담보로 활용되거나 거래 수단이 되는 등 유동성과 투자성을 동시에 갖춘 친환경 금융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KlimaDAO는 사용자들이 탄소 토큰을 예치하면 KLIMA라는 자체 토큰을 받고, 이를 다시 유통시켜 친환경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 크레딧에 대한 수요는 점점 기업의 공시 대응, 투자자 관계, 브랜드 마케팅 등 다양한 ESG 전략 요소와 연동되고 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크레딧은 거래 이력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감축 활동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ESG 공시 요건을 충족하는 실질적 데이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Scope 3 대응을 위한 상쇄 전략에서는 기존 크레딧 대비 신뢰성과 활용성이 높은 디지털 크레딧이 더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은 국경을 초월한 거래와 정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탄소시장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의 조림 프로젝트에서 생성된 탄소 크레딧을 블록체인 상에 등록하면, 유럽이나 북미 기업이 해당 크레딧을 직접 구매해 즉시 상쇄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탄소 크레딧의 ‘현지화 장벽’을 해소하고, 기후 정의(Climate Justice)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생태계의 급속한 확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정책적·제도적 과제들이 존재합니다. 가장 큰 과제는 국제 인증 체계와의 정합성 문제입니다. Verra, Gold Standard 등 기존 인증기관은 일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크레딧 토큰화를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크레딧이 규제 시장 또는 국제 감축목표 이행 수단으로 활용되기 어려운 한계로 작용합니다.

또한, 탄소 크레딧의 회계 처리 기준과 법적 지위에 대한 불확실성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디지털 자산화된 크레딧이 법적으로 어떤 재무 항목에 포함되는지, 세무상 비용처리가 가능한지, ESG 평가기관에서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인 ICVCM(Integrity Council for the Voluntary Carbon Market), VCMI(Voluntary Carbon Markets Integrity Initiative) 등은 디지털 크레딧의 품질 기준, 상쇄 인정 요건, 투명성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와의 연계 여부가 플랫폼의 지속 성장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파리협정 제6조(Article 6)와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됩니다. 특히 6.2항의 국가 간 감축 실적 이전 메커니즘과 6.4항의 국제 등록 기반 감축 프로젝트 인증 구조는, 향후 고품질 디지털 크레딧이 국가 간 상쇄나 국제 탄소 시장에서 공식 이행 수단으로 통합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정책과 민간 플랫폼 간의 기술적·제도적 연결 고리가 필요합니다.

요약하자면, 블록체인 기반 탄소시장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 중이며, 금융 시장, ESG 전략, 국제 제도와의 통합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 기준과의 호환성, 공공 인프라와의 연결성, 법제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 간 표준화,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시, 그리고 민관 협력 기반의 파일럿 구축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결론  탄소 크레딧의 미래는 투명하고 자동화된 디지털 시장에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탄소시장에 신뢰와 혁신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기술입니다. 크레딧의 발행, 거래, 사용, 폐기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이중계산과 위·변조 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전 세계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개방형 탄소시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ESG 경영, 국제 정책, 금융 상품과 연결된 새로운 생태계로 확장되는 블록체인 기반 탄소 크레딧. 지금이 바로 이 디지털 전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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