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친환경 이야기

제로웨이스트 도시락 챌린지로 줄어든 탄소

by idea-4 2025. 3. 26.
반응형

제로웨이스트 도시락 챌린지: 일주일 간 도시락만 싸 먹기, 그리고 줄어든 탄소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건 왠지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질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한 현실은 배달 음식과 편의점 도시락이 쏟아내는 포장 쓰레기였다. 매번 편하게 먹을 수는 있지만, 한 끼 식사에 플라스틱 용기, 나무젓가락, 비닐포장까지 포함해 최소 3~4개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그것들이 쌓여 만들어내는 탄소량은 상상 이상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일주일 동안 도시락만 싸서 먹기, 그 안에서 얼마나 쓰레기와 탄소를 줄일 수 있는지를 몸소 실험해 보기로. 이 글에서는 내가 경험한 도시락 챌린지의 실제 변화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탄소 감축 효과를 구체적으로 나눠보려고 한다.

 

제로웨이스트 도시락 챌린지로 줄어든 탄소

 

1. 일회용 포장 없는 식사 – 도시락 하나로 줄인 플라스틱과 이산화탄소

내가 도시락 챌린지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순했다. 일회용 용기 없는 식사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일 먹던 편의점 도시락 하나만 해도 플라스틱 밑판, 투명 뚜껑, 포크 포장지, 비닐봉지까지 최소 4가지의 포장재가 동반된다. 그중 재활용이 제대로 되는 건 절반도 안 된다. 플라스틱 용기 하나를 만들고 소각하는 데에 약 70100g의 탄소가 발생하고, 하루 1끼만 도시락으로 대체해도 7일 동안 약 500700g의 탄소를 줄이는 셈이다. 도시락을 싸는 첫날은 약간 서툴렀지만, 이틀쯤 지나면서 루틴이 생겼고, 쓰레기통에 포장재가 사라지는 게 눈에 보였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아무것도 버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먹고 남은 밥은 저녁에 다시 볶음밥으로 활용했고, 반찬 용기는 그대로 다시 세척해 다음 날 또 사용했다. 도시락 하나를 준비한다는 건 단지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는 자원과 배출하는 탄소를 동시에 관리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불과 일주일 만에 책상 아래 쓰레기통이 한결 가벼워졌고, 내 식사 하나가 환경을 덜 괴롭히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2. 장보기와 재료 준비 – 로컬푸드와 무포장이 가져온 탄소 절감 효과

도시락을 싸기 위해 자연스럽게 장을 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간편함을 위해 마트에서 포장된 식재료를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도시락 재료를 준비하며 전통시장이나 로컬푸드 매장을 찾게 되었고, 덕분에 무포장, 소량 구매 중심의 소비로 전환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배추 한 포기 대신 필요한 만큼 덜어 파는 시장에서는 천주머니에 담아 직접 가져올 수 있었고, 플라스틱 랩이 덕지덕지 붙은 마트 제품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유통거리 또한 짧아, 수확 후 바로 매장에 진열된 식재료들이 많았고, 이는 냉장 운송이나 보관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지역산 브로콜리를 구매해 3일간 도시락 반찬으로 사용했는데, 수입 브로콜리에 비해 운송 거리가 짧고, 냉장 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약 30~50% 탄소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도시락을 싸기 위한 장보기 자체가 내 소비 습관을 바꿨고, 그로 인해 포장 쓰레기와 유통 관련 탄소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도시락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재료 선택의 출발점이 되었던 셈이다.

 

 

 

 

3. 음식물 쓰레기와 식단 관리 – 계획된 식사가 줄이는 탄소 발자국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점은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배달 음식을 먹을 때는 간혹 입맛에 맞지 않거나 양이 많아 남기는 경우가 있었고, 편의점 도시락은 간이 강해 절반 이상 남기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준비한 도시락은 내가 먹고 싶은 재료로 구성되었고,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넣었기에 낭비가 거의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 1kg이 배출할 수 있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의 20배가 넘는 온실가스를 유발한다고 한다. 도시락 챌린지를 한 일주일 동안, 나는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단 한 번도 채우지 않았다. 반찬으로 남은 재료는 저녁 반찬으로 활용하거나 냉장 보관 후 다시 도시락에 넣어 순환시켰고, 덕분에 쓰레기 처리 부담도 줄었다. 게다가 식단을 매일 기록하게 되면서 무의식적인 간식 소비도 줄어들고, 외식의 유혹도 한결 적어졌다. 결과적으로 내 몸도 가벼워졌고, 지구도 덜 괴롭혔다. 계획된 식사 하나가 이토록 강력한 탄소 감축 도구가 될 줄은 미처 몰랐다.

 

 

 

결론: 도시락 하나가 만든 변화, 작지만 분명한 탄소 감축의 길

일주일간 도시락만 싸 먹는 챌린지는 단순한 환경 실천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소비 방식의 변화, 자원 사용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탄소 감축이라는 실제 효과가 함께 녹아 있었다. 편리함에 익숙했던 나의 하루 세 끼가, 조금의 수고를 더해 환경과 건강을 함께 지키는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 앞으로 매 끼니를 도시락으로 해결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일주일에 2~3번이라도 직접 준비해 먹는 루틴을 이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오늘보다 조금 더 가벼운 지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시락 하나쯤은 얼마든지 기꺼이 준비할 수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