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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야기

제로웨이스트 욕실 만들기와 탄소 감축의 연결

by idea-4 2025.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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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면서 가장 늦게 손을 댄 공간이 욕실이었다. 주방이나 장보기와 달리 욕실은 변화의 여지가 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소 감축이라는 관점에서 욕실을 다시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들이 사용되고 있었다. 매일 사용하는 샴푸, 린스, 칫솔, 치약, 바디워시 등 대부분의 제품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재활용되지 못한 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이 쓰레기들이 모여 만드는 탄소 배출량이 꽤 크다는 점을 인식한 뒤, 나는 욕실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고체 샴푸와 대나무 칫솔을 중심으로 욕실을 플라스틱 프리, 제로웨이스트 공간으로 전환한 후,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점이 불편했고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 자세히 공유하고자 한다. 이 후기는 단순한 제품 평가가 아니라, 탄소 감축을 위한 실천 기록이다.

 

 

 

1. 고체 샴푸 사용 후기 – 용기를 없애는 것이 곧 탄소를 줄이는 길

고체 샴푸를 처음 사용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에 쓰던 액체 샴푸는 500ml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었고, 평균 두 달에 한 번은 새로 구입했다. 계산해 보니 1년에 6개 이상의 플라스틱 병을 욕실에서 배출하고 있었고, 린스까지 포함하면 그 양은 배로 늘어났다. 플라스틱 병 하나가 생산부터 폐기까지 배출하는 탄소량은 약 250~300g이라고 한다. 이 수치를 단순 계산하면, 한 사람의 샴푸 사용만으로도 연간 2kg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고체 샴푸는 이 모든 포장을 제거한다. 종이 포장 하나에 담겨 있으며, 사용량 조절이 쉬워 오래 쓸 수 있다. 내가 선택한 제품은 천연 오일과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수제 샴푸바였고, 실제로 약 2달 반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엔 거품이 잘 나지 않아 당황했지만, 물을 충분히 묻혀 손에서 충분히 비벼내면 부드러운 거품이 만들어졌고, 두피에 남는 찝찝한 느낌도 없었다. 무엇보다 매번 플라스틱 병을 사야 했던 부담이 사라졌고, 샴푸 사용 하나만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여행할 때도 액체 제한 걱정 없이 들고 다닐 수 있어 편리했고, 가벼운 무게 덕분에 운송 중 배출되는 탄소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고체 샴푸는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탄소를 줄이는 강력한 실천 도구였다.

 

제로웨이스트 욕실 만들기와 탄소 감축의 연결
고체 샴푸

 

2. 대나무 칫솔 사용 후기 – 일상 속 플라스틱을 나무로 바꾸다

칫솔은 내가 무심코 가장 자주 버렸던 플라스틱 제품 중 하나였다. 권장 교체 주기인 3개월을 지킨다고 가정하면 1년에 4개의 플라스틱 칫솔이 버려지는 셈인데, 가족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금방 수십 개가 된다. 이 플라스틱 칫솔들은 재활용이 어렵다. 칫솔모와 손잡이 재질이 달라 분리배출이 어렵고,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소각되며, 이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그런 사실을 알고 난 뒤 나는 대나무 칫솔을 사용해 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칫솔이 나무로 되어 있다니?’라는 의심도 있었지만, 사용해 보니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그립감이 좋았고, 자연스럽고 가벼운 재질이 마음에 들었다. 칫솔모는 여전히 나일론 소재였지만, 손잡이 전체가 대나무인 덕분에 전체 폐기 시 탄소 배출이 훨씬 적었다. 대나무는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빠르게 재생산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대비 훨씬 친환경적이다. 물론 100% 생분해되진 않지만, 플라스틱 칫솔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건 분명했다. 칫솔 하나 바꾸는 게 무슨 큰 차이를 만들까 싶을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는 칫솔 개수를 생각해 보면, 그 누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내가 매일 사용하는 칫솔 하나가 덜 만들어지고 덜 버려진다는 것은, 곧 그것만큼의 탄소가 감축된다는 의미였다.

 

 

 

 

3. 욕실 습관 전환이 가져온 탄소 감축 체감 변화

고체 샴푸와 대나무 칫솔을 사용한 이후, 욕실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 봉투를 버리는 빈도가 절반 가까이 줄었고, 재활용 분리수거의 양도 줄어들었다. 처음엔 단순히 환경에 좋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내 생활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액체 제품을 덜 쓰게 되면서 물 사용량도 줄었고, 욕실에서 발생하는 세제 찌꺼기와 미세플라스틱도 줄었다. 이 모든 변화가 환경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실감했다. 특히 탄소 감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적게 생산되고 적게 운반되고 적게 버려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인데, 고체 샴푸와 대나무 칫솔은 이 조건을 정확히 충족하는 제품들이었다. 또한 이런 실천이 단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습관으로 이어지면서, 나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아이가 먼저 “우리 칫솔도 나무 거 다시 사자”라고 말했을 때, 내가 만든 변화가 단지 욕실 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탄소 감축은 수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의 의식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진다. 욕실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변화가 더 큰 삶의 흐름을 바꾸기 시작한 셈이다.

 

 

 

 

 

결론: 욕실의 변화는 작지만 강력한 탄소 감축의 실천이다

제로웨이스트 욕실을 만든다는 것은 단지 제품 몇 개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생활의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생산과 소비, 폐기의 구조를 바꾸는 일이자, 나아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 중 하나다. 고체 샴푸와 대나무 칫솔은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그 효과는 누적되어 크고 깊다. 이제 욕실에서 플라스틱을 줄이고 싶다면, 꼭 필요한 물건부터 차근차근 바꿔보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단지 ‘친환경’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탄소 감축에 기여하는 방법이라는 걸 꼭 기억하자. 내 욕실 하나가 변하면, 지구의 미래도 조금 더 가벼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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