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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이야기

제로웨이스트는 탄소를 어떻게 줄이는가

by idea-4 2025.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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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환경 운동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탄소 감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덜 쓰고 덜 버리는 것’이 정말 기후위기 대응에 도움이 될까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일주일간의 실천은, 예상보다 분명한 변화와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회용품 줄이기, 포장 없는 소비,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등 나의 생활 속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탄소발자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경험과 수치를 바탕으로 공유해보려 합니다.

 

제로웨이스트는 탄소를 어떻게 줄이는가 – 나의 실천과 탄소 발자국 이야기
탄소 발생

 

제로웨이스트 실천 리스트: 내가 바꾼 소비 습관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다는 것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내가 일주일 동안 가장 집중했던 것은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지 않기’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 구조 만들기’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필요했지만, 동시에 그만큼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도 나타났습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였습니다. 외출 시 텀블러와 손수건을 챙기고, 배달 음식 대신 직접 요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배달은 음식 포장재 외에도 일회용 수저, 비닐백, 영수증 등 수많은 쓰레기를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며칠은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준비하는 습관이 생기고, 배달을 줄이니 식비도 줄고 음식 낭비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하나 큰 변화는 포장 없는 쇼핑이었습니다. 마트보다는 재래시장이나 제로웨이스트 숍을 찾았고, 장바구니와 용기를 준비해 필요한 만큼만 담았습니다. 특히 쌀, 콩, 견과류 등은 포장재 없이 구입할 수 있었고, 용기에 바로 담으니 음식물 보관도 더 깔끔하고 오래가는 부수 효과도 있었습니다. 과대포장 제품이 대부분인 일반 유통 구조에서는 어렵게 느껴졌던 일이었지만, 몇 군데 단골 가게를 찾자 소비 패턴이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다음으로 실천한 건 다회용품 사용 생활화입니다. 물티슈 대신 면 손수건, 주방에서 일회용 키친타월 대신 천 수건을 사용했고, 비닐봉지 대신 가방에 접이식 천가방을 항상 넣어 다녔습니다. 또한, 일회용 면도기 대신 교체형 날 면도기를,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로 바꿨습니다. 이 변화들은 단순히 쓰레기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소비품목 하나하나를 더 ‘지속 가능하게’ 선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역시 중요한 실천 영역이었습니다. 남기지 않고 먹는 것, 유통기한 내 먹을 만큼만 사는 것, 남은 재료는 다른 요리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먹거리 폐기량을 확 줄일 수 있었고, 실제로 분리수거 날에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꺼내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이는 탄소 감축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썩는 과정에서 메탄가스(CH₄)를 발생시키며, 이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디지털 정리도 시도해봤습니다. 이메일 정리, 불필요한 클라우드 백업 삭제, 영상 시청 시간 줄이기 등 디지털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도 나름 의미 있는 실천이었습니다. 서버 사용과 저장 장치도 전기 소비를 동반하므로, 이러한 활동 역시 제로웨이스트의 확장된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실천은 ‘이 정도로 의미 있을까?’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면서 나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고를 때, 행동을 선택할 때, 소비를 결정할 때 ‘쓰레기를 만들까?’라는 기준이 생긴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다소 번거로웠던 준비 과정도 루틴화되면서 나만의 지속 가능한 생활 구조가 형성되었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 대신 ‘나부터’라는 태도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탄소발자국 변화는 있었을까? 계산기로 확인한 결과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탄소 감축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까? 단지 쓰레기를 줄인 것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드는 걸까? 그런 의문을 안고 챌린지 전후로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활용해 비교해보았습니다. 계산은 환경부, WWF 등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도구를 이용해, 교통, 에너지, 식습관, 소비, 쓰레기 배출 항목을 기준으로 진행했습니다.

챌린지 전 나의 1일 평균 탄소배출량은 약 9.8kg CO₂e였습니다. 큰 낭비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일회용품 사용, 배달 중심의 식사, 분리배출 미흡, 포장 중심 소비 등의 생활이 누적된 결과였습니다. 가장 높은 비중은 식습관과 쓰레기 처리 항목이었고, 예상보다 디지털 활동(영상 스트리밍, 이메일 관리)도 의외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제로웨이스트 실천 후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는 약 6.9kg CO₂e, 즉 약 30%의 감축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단기간이지만 하루 2.9kg, 일주일간 약 20kg 가까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셈이며, 이 수치는 1인당 연간 약 1톤 이상의 감축으로 환산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탄소 감축은 다량의 배출을 줄이기보다, 일상의 수많은 작고 반복적인 행동의 누적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감축 효과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회용품 사용에서 나타났습니다. 배달 음식을 줄이고 포장재 없는 장보기를 실천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약 70% 줄었고, 이로 인해 폐기물 처리에 소요되는 연료 및 운반 에너지 사용량도 간접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음식물 쓰레기 역시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발생 가능한 메탄가스 배출이 거의 0에 가까워졌다는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회용기 사용과 전기 사용 절감은 간접적인 전력 소비 절감으로 이어졌습니다. 플러그를 뽑고, 조명을 줄이고, 필요 없는 기기 충전을 멈춘 것만으로 하루 0.3~0.4kg CO₂e의 감축이 가능했고, 스트리밍 사용 시간을 1시간 미만으로 줄이자 디지털 전력 사용에 따른 탄소 감축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단순히 ‘좋은 행동을 했다’는 심리적 만족을 넘어서, 정량적 근거로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통해 어떤 행동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명확히 알게 되니, 앞으로 실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계산기를 통해 각 행동의 탄소배출량 기여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곧 ‘탄소를 줄이는 일’이라는 사실이 보다 실감 났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이나 전기차 구매처럼 거창한 행동만이 기후 대응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소비 습관 하나 바꾸는 일이 기후변화 완화에 직접 연결된다는 인식 전환이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예상보다 훨씬 분명한 감축 효과를 가져왔고, 나의 일상이 탄소 감축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습니다. 단기 실천만으로도 의미 있는 수치 변화가 가능했다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그 효과는 배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탄소 감축은 더 이상 기업과 정부만의 영역이 아니라, 개인도 실천 가능한 구체적 행위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한 경험이었습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나만의 습관화 전략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일회성 행동으로 끝내지 않고 일상의 일부로 유지하기 위해선, 습관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실천을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오래 이어가려면 심리적 저항을 줄이고, 생활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구조를 만들어야 지속성이 생깁니다. 다음은 제가 직접 적용해보고 효과를 느낀 제로웨이스트 생활의 습관화 전략입니다.

첫 번째 전략은 ‘눈앞의 쓰레기’에 민감해지는 것입니다. 실천 초기에는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의식적으로 다시 일회용품을 집거나 과대포장 제품을 구매하려는 습관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저는 쓰레기통을 시각화된 경고 장치처럼 사용했습니다. 하루 동안 내가 만든 쓰레기들을 모아서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놓으면, 무심결에 버리는 것들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불필요하게 발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각화는 행동의 반성과 학습을 돕는 가장 강력한 방식 중 하나였습니다.

두 번째는 정해진 실천 항목을 ‘생활 루틴’에 넣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는 외출용 가방에 기본으로 챙기고, 손수건은 마스크와 함께 주머니에 넣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별도의 결심 없이도 자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구조가 생깁니다. 실천을 위한 도구나 준비물이 ‘기억의 대상’이 아니라 ‘기본 옵션’이 될 때, 행동은 훨씬 수월해집니다.

세 번째는 실천의 불편함을 기록하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를 어렵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함’입니다. 저도 처음엔 재래시장에 가는 번거로움, 포장 없는 상품의 부족, 눈치 보며 용기 내밀기 등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왜 불편했는지, 어떤 대안이 있을지 메모해보았습니다. 의외로 해결 방법이 금방 보이거나, 일주일만에 익숙해져 사라지는 불편도 많았고, 어떤 경우에는 주변 상인과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소비 방식으로 진화하기도 했습니다.

네 번째는 지인과 함께 실천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혼자 실천하면 금방 지치지만, 함께하면 자극과 응원이 동시에 생깁니다. 가족과 ‘일회용품 없는 주말 보내기’, 친구와 ‘제로웨이스트 쇼핑 데이’를 정해 함께 실천하고, SNS에 기록하거나 사진으로 남겨 공유하면서 작은 행동도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내가 먼저 실천하고 공유하면, 타인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섯 번째는 실천을 수치화해서 스스로 보상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달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를 ‘30잔 × 22g = 660g 플라스틱 감축’으로 환산해 기록하거나,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날을 체크해 월간 감축 목표 달성률을 확인해보는 식입니다. 시각화된 수치는 행동의 가치를 수치로 확인시켜주고, 실천 지속에 매우 강력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완벽주의를 버리는 것을 전략의 하나로 포함시켰습니다. 제로웨이스트는 이상적 개념이지만, 모든 생활에서 완벽하게 실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가능한 만큼, 꾸준히 이어가는 것입니다. 실천에 실패하는 날이 있더라도 그것을 실패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지속성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실천을 습관으로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일상을 구성하는 방식을 바꾸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작아 보였던 행동 하나가 점점 다른 행동을 부르고, 그 작은 연결들이 나를 더 환경 친화적인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실천이 지속될수록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부터’라는 마음이 커졌고, 이 마음은 계속해서 다음 실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결론 - 제로웨이스트는 작지만 확실한 기후 행동이다

일상 속 쓰레기를 줄이는 행동은 생각보다 명확하게 탄소 감축으로 이어졌습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를 줄이고, 다회용을 선택하는 모든 실천이 탄소배출 감소라는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었고, 이는 계산기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는 거창한 선언보다 실천을 통해 의미를 갖는 행동이며, 지속 가능성을 키우는 생활의 방식입니다. 오늘부터 한 가지, 함께 줄여보는 것도 기후위기 대응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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