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시작 전, 나의 일상은 얼마나 쓰레기였을까
환경을 위한다는 명분은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나름 분리수거도 잘하고 있고, 장 볼 때 에코백도 가끔 쓰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결심한 어느 날, 나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내가 매일 버리는 이 쓰레기들, 그리고 그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 소비한 모든 것들이 과연 지구에 어떤 부담을 주고 있을까? 그렇게 해서 나는 내가 살아가는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었는지 마주하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전,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내가 얼마나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었는지 돌아보는 것은 내게 아주 강렬한 체험이었다. 이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이전 나의 일상이 가진 문제점과, 그 일상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나눠보려 한다.
1. 커피 한 잔이 만든 쓰레기와 이산화탄소 – 탄소 감축은 일상의 각성에서 시작된다
매일 아침 출근길, 나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습관처럼 들고 다녔다. 별생각 없이 소비한 종이컵과 뚜껑, 그 안의 플라스틱 빨대는 하루에 하나씩 늘어났다. 일주일이면 7개, 한 달이면 30개, 1년에 365개의 일회용 컵이 내 손을 거쳐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일회용 컵 하나가 단순히 쓰레기일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0.11kg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마셨던 커피 한 잔이 매일같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며 ‘귀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는, 이제 너무 무지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특히 이 쓰레기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쓰레기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생산, 운송,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속적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시스템의 일부분이었다. 커피 한 잔의 쓰레기가 내 하루의 루틴이었다는 사실은, 내가 일상에서 얼마나 무심코 환경을 외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였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 후, 나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 환경을 위한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내가 만든 탄소를 직접 책임지는 방식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제 나는 아침 커피를 마실 때마다, 과거의 습관이 만든 탄소량을 기억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2. 온라인 쇼핑의 포장 쓰레기와 탄소발자국 – 제로웨이스트가 보여준 소비의 그림자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전, 나는 온라인 쇼핑을 참 많이 했다. 할인 알림이 오면 조건 반사처럼 앱을 열었고, 새벽 배송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도착하는 박스, 그 안의 비닐 완충재, 테이프, 포장용 스티커들로 인해 내 방 한구석에는 늘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당시는 그게 그냥 ‘불편한 현실’ 정도로 느껴졌지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면서 나는 이 포장재들이 모두 탄소를 배출하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비닐 완충재 하나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석유량은 놀라울 정도였고, 택배 차량 한 대가 움직일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한 달에 10건의 온라인 주문을 한다면, 그 포장 쓰레기만으로도 5~7kg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특히 문제는 이 포장재들이 대부분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된다는 점이다. 소각 과정에서 다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매립 시에는 수백 년간 분해되지 않으며 토양과 대기 오염까지 유발한다. 제로웨이스트를 결심한 이후, 나는 소비 방식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포장 없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중고 거래를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처음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삶에 대한 만족감이 커졌다. 무엇보다 내 소비가 더 이상 불필요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는 그 전환이 너무나 가치 있다고 느꼈다.
3. 배달 음식과 플라스틱 식기의 연쇄 작용 – 식탁 위에서 줄이는 탄소 감축
퇴근 후 배달 앱을 켜고 저녁 메뉴를 고르는 일은 나에게 일상의 작은 행복이었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스스로를 위해 시켜 먹자는 마음이었고, 배달 음식은 손쉽고 빠른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음식보다 함께 오는 쓰레기들이었다.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수저, 나무젓가락, 포장 비닐과 테이프까지. 음식 하나를 먹고 나면 반드시 비닐봉투 두세 개 분량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내가 자주 시켜 먹던 중식, 분식, 패스트푸드 모두 플라스틱 포장이 기본이었고, 이로 인해 내가 일주일에 배출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일회용 수저 세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생산, 포장, 운송까지 전 과정에서 약 70g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통계를 보게 되었을 때, 나는 그간의 선택들이 얼마나 환경에 부담을 줬는지 절감하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배달 음식을 최대한 자제하고, 직접 장을 봐서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배달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일회용품 ‘제외’ 체크를 했고, 재사용 가능한 용기를 요청할 수 있는 식당을 우선으로 선택했다. 이런 실천이 처음엔 낯설고 귀찮게 느껴졌지만, 매일 식탁 위에 올리는 음식이 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중요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나는 점점 실천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결국, 식사의 편리함보다 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지구를 얼마나 덜 괴롭히는가였다.
결론: ‘몰랐던 나’를 마주하고, 더 나은 나로 나아가기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기 전, 나는 내 일상이 그리 ‘문제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커피 한 잔, 택배 하나, 음식 한 끼가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의 연결고리를 돌아보며, 나는 그동안 얼마나 무심하게 지구를 소비해왔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제로웨이스트는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실천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만든 탄소의 흔적을 마주하고, 그것을 줄이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을 시작하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나’가 문제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앞으로도 나는 그 변화를 계속해나갈 것이며, 오늘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자기 일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글의 의미는 충분하다. 작지만 분명한 실천이, 우리의 탄소를 줄이고 지구를 지켜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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